꽤 오래전엔 프라모델을 즐겨 만들곤 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프라모델 만들기 취미를 접었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아무 할일 없이 책상에 앉아 있던 나는 문득 옷장 속 어디엔가에 있을 프라모델 제작도구가 생각났다.  평소에 물건 관리나 정리하고는 거리가 먼 나지만 옷장 한 구석 상자 속에 담아둔 프라모델 제작 도구들은 가지런히 정리 된 채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순간 '그래 바로 이거야' 하며 속으로 쾌재를 부른 나는 프라모델을 사기위해 동네 문방구로 향했다.  그러나 그 흔히 흔하던 프라모델들은 아쉽게도 동네 문방구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요즘 아이들은 레고나 컴퓨터와 게임만 있으면 자신의 상상력을 맘껏 쏟아부울 수 있지만 내 나이 또래는 대신 프라모델을 즐겨 만들곤 했을 것이다.  프라모델 만들기는 상당한 집중력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라 컴퓨터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단순 노동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제는 프라모델 제작기술의 발달로 어느덧 어른들의 취미로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프라모델 제작은 어른들 뿐만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꽤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하고 집중력과 인내심을 키우는 좋은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어느덧 동네 문방구에선 사라져버렸지만 온라인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 전문적인 제작도구부터  다양한 제작사의 프라모델들을 오히려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작은 부품 조각들이 넘쳐나는 프라모델을 제작하기 전 작업의 효율성을 확보하기위해  잘 정돈된 작업공간은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창고 같은 곳이 있으면 좋지만 아파트에서 이런 공간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책상 한 켠을 대충 정리해서 그야말로 대충 프라모델 작업공간을 마련했다.

 

  1. 부분 도색용 에나멜, 접착제, 가는 붓(세필), 니퍼, 핀셋등 가장 기본적인 도구상자.
  2. 제품 박스를 이용해 만든 주 작업대(?), 하나는 잘라낸 부품이 다른 곳으로 튀지 않도록 받침대로 사용하고 다른 하나는 부품박스로 사용한다.  낚시줄 같은 것을 이용해 부품 파트를 알파벳 순으로 메달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3. 10년 이상 옷장 속에 쳐박혀 있었던 것인데 아주 잘 작동해서 대만족이었던 에어스프레이... 도색 작업의 필 수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훨씬 저렴한 국산 제품도 많지만 내가 구입할 당시에는 상당히 고가였던 일본제품. 스프레이 전용 도색 물감도 쉽게 구할 수 있다.
  4. 신문지가 너저분하게 깔려있는 종이박스는 간이 도색용 공간, 스프레이에서 분출되는 물감의 튐 현상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 초벌 도색을 끝내 M2 브래들리가 얼핏 보인다.
  5. 서페이서, 마감제, 사포, 퍼티, 붓, 장갑, 기타 등등 잡다한 프라모델 작업 장비를 넣어두는 박스.
  6.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스프레이 도색시 환기와 화기엄금이다. 프라모델 도색 작업에 물 대신 이용하는 것이 신너다.  신너는 휘발성이 강해 냄새도 문제지만 화재의 위험이 항시 상존함으로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작업하고 스프레이 도색 작업 후에는 1-2시간 정도의 환기가 꼭 필요하다.  간단히 붓을 이용한 색 작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스프레이 도색 작업은 아이들이 집에서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보다 전문적이 작업공간이 있다면 좋겠지만 이정도만 되어도 웬만한 작업은 다 할 수 있다.


 아무 할일 없는 일요일 오후나 평소 자기 전에 음악을 틍어놓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작업을 한다.  가끔 작업을 하고 있으면 새소리,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복잡한 프라모델을 한 번에 만들려고 하면 너무나 고되고, 시간도 없고 금방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더구나 도색 작업은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림으로 성질 급하게 작업할 수가 없다.  틈틈히 조금씩 작업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프라모델 만들기는 하나하나 조각들을 조립해서 완성하는 기쁨도 있지만 도색 작업이 훨씬 재미있으며 또한 이 도색 작업은 영원히 미완성이자 나만의 것이라는데 그 매력이 있다.  단순 플라스틱 장난감에 도색을 통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은 무한한 상상력의 원천이며 디자인과 색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괜찮은 취미 중에 하나다.

 

만약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꼼꼼히 작업할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취미는 머리를 식히고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려고 하는 것이지 스트레스를 더 쌓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산 프라모델이 완성도는 높지만 가격이 굉장히 비싸다.  국산 아카데미 제품도 이번에 구입해서 사용해보니 상당히 완성도가 높아져서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도 비교적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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