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은 가셨지만

from STORY OF 2009/02/20 11:05

 

 어느날 안면기형으로 수술을 받은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술 직후 회복 중에 아이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습니다. 안면 기형이 있는 어린 아이의 수술은 항상 큰 위험 부담을 앉고 있습니다. 

그래서 젊고 패기 넘치며, 의학 지식과 경험만 있으면 이 세상의 모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신념이 불타오르던 한 의사는 아이의 부모를 불러 아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도 있음을 사무적으로 인지 시킵니다. 그리고 산소 호흡기를 메단 어린 환자와 어린 환자의 엄마와 함께 중환실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그 때 엘리베이터 한 켠에 홀로 조용히 서 계시던 노 신부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 분은 나즈막한 목소리로 의사에게 말을 건넵니다. ‘아이가 많이 아픈가 보군요'… 젊은 의사는 아무말 없이 그 노 신부님의 얼굴만 바라봅니다.

그  신부님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두손 모아  아이를 위해 기도를 합니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 그 좁은 공간 속에는 삐삐 거리는 아이의 심장박동 소리와 산소 호흡기의 바람소리만 들립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고요 속에  불안과 공포 그리고 눈물로 범벅이 된 엄마의 얼굴에 보일듯 말듯 작은 미소가 피어오름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작은 공간 속에는 마음의 평안과 희망이 가득 차오름을 그 젊은 의사는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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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갔던 그 아이는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는 환한 미소를 돌려 주었으며, 젊은 의사는 경험과 지식은 설령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지 몰라도 환자와 가족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믿음과 사랑은 경험과 지식보다 우월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엘리베이터 한 켠에 홀로 서 계셨던 그 노 신부님의 모습을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습니다. 그 분이 어떤 삶을 살았으면 어떤 분이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그 분이 한 젊은이의 마음 속에 남기고 간 믿음과 사랑에 대한 교훈은 그 사람의 삶과 함께 살아있을 것입니다. 그 교훈이 자식들에게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도 계속 전해 질 수 있다면 그 신부님의 삶은 결코 그 세대에서 끝나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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